고추 전쟁, 이민 온 녀석들이 더 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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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10:02
26일 오전 서울 이마트 성수점의 신선 식품 고추 코너. 풋고추, 청양고추, 꽈리고추, 오이맛고추 정도만 찾아볼 수 있는 일반 마트와는 달리 온갖 모양 고추가 산(山)처럼 쌓여있었다. 쭈글쭈글한 생김새의 적갈색 건(亁)하바네로, 생(生)으로 먹어본 적 없어 맵기를 가늠할 수 없는 진녹색 할라페뇨, 파프리카와 비슷한 노랑·빨강색으로 상큼할 것 같지만 청양보다 훨씬 맵다는 컬러매운고추 등 종류가 무척 다양했다.
스페인·멕시코에서 물 건너온 것 같은 하바네로와 할라페뇨의 재배 지역은 다름 아닌 경북 봉화와 경남 진주. 네덜란드 유리 온실에서 자랐을 법한 컬러고추도 진주 출신이었다. 고추 코너에서 상품을 정리하던 직원은 “여기 있는 이국적 고추들은 종자만 수입해 모두 싱싱한 국내산”이라고 했다.
고추 시장에 이색 고추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먹는 순간 고통이 찾아온다는 인도 ‘부트졸로키아고추’, 오이맛고추처럼 생겼지만 맛은 청양고추보다 배 이상 매운 중국 ‘매운아삭이고추’ 등 세계의 매운맛이 한반도에 상륙했다. 유통업계는 화끈한 매운맛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이색 고추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