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신 말레이시아로… CU 동남아 공략 `노선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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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4 20:54
GS25(GS리테일)와 국내 편의점업계 1,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는 CU(BGF리테일)가 2번째 해외 진출국으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했다. 앞서 코로나19의 여파로 베트남 진출이 무산된 직후의 행보인 만큼 다음 파트너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편의점 '마이뉴스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뉴스홀딩스와 손잡고 말레이시아에 CU 점포를 열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연내 50개 점포를 신규 확보하고 현재 마이뉴스홀딩스가 운영 중인 '마이뉴스닷컴' 점포도 순차적으로 CU로의 브랜드 교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CU가 베트남 진출이 무산되면서 차선책으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CU는 지난해 베트남 현지 유통업체와 손잡고 동남아 진출을 공식화했지만 현지 업체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느끼면서 1개 점포도 내지 못한 채 시장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에 이번에는 이미 말레이시아에서 6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 중인 업체와 손잡아 안정성을 높였다. 마이뉴스닷컴은 말레이시아 내에서 세븐일레븐(2300여개)에 이은 편의점업계 2위 업체다. 현지 업체로서의 장점과 CU의 상품·브랜드·마케팅 노하우를 결합해 시장 선도 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CU의 계획이다.
시장 성장성 역시 말레이시아에 비교 우위가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베트남은 훼미리마트와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서클K 등 대형 브랜드는 물론 빈마트와 쿱마트, 바호야싼 등 현지 브랜드들도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실제 2012년 150여개 수준이던 베트남의 편의점 수는 지난해 2500여개로 급증했다.
GS25 역시 2018년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70여개 점포를 운영 중이며 2028년까지 2000점포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이 2300여개 점포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고 2위 마이뉴스닷컴과 3위 훼미리마트가 이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CU가 현지 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인다면 승부를 걸어 볼 만한 지역이라는 계산이다.
말레이시아의 높은 소득 수준 역시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소다. 말레이시아는 인구가 3000만명 수준이지만 GDP는 전세계 36위로 인구 1억명의 베트남(45위)보다 높다. 1인당 GDP도 1만1415달러로 2715달러의 베트남과 격차가 크다.
여기에 K-팝으로 인해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실제 마이뉴스홀딩스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직접 한국을 찾아 BGF리테일과 협상을 이어가는 등 '한국 편의점' 유치를 강하게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CU가 한국 브랜드라는 점이 현지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본다"며 "현지 기업의 장점과 CU의 노하우가 더해지면 중장기적으로 업계 1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