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바드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황금의 땅’ 동남아시아

신드바드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황금의 땅’ 동남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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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를 찾아 떠나는 신드바드의 모험은 손오공 이야기만큼 흥미진진하다. 각각 신드바드는 아랍, 손오공은 중국을 대표하는 모험가인 셈이다. 그런데 신드바드의 신드(Sindh)가 서북 인도, 정확히는 오늘날의 파키스탄 한 지역을 뜻하며, 이것이 ‘힌두’의 어원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신드바드는 고향인 아라비아반도 소하르에서 인도를 향해 배를 타고, 모험길에 나섰다.

  ‘바깥세상을 알고 싶어서’ 떠난 그는 미지의 세계에서 7번의 모험을 한다. 모험 중 세 번째는 식인종들의 섬에 난파했다가 도망치는 이야기이다. 신드바드의 이야기는 물론 <천일야화>에 실린 허구이지만 이 식인종의 섬이 오늘날의 니코바르 제도를 모델로 했다는 주장도 있다. 니코바르 제도는 안다만 제도와 함께 아라비아, 인도에서 동남아로 들어가는 초입에 해당한다. 11세기에 인도 촐라왕국에 점령당한 이후, 인도계 언어를 쓰고 행정적으로 인도 연방에 속한 섬들이지만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는 동남아에 가깝다. 인도네시아 서북방의 아체에서 불과 150㎞ 떨어져 있고, 미얀마에서도 190㎞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1천㎞나 떨어져 있는데도 인도 연방인 니코바르 제도는 단적으로 동남아의 역사, 문화적 성격을 암시한다.
동남아 현지에서는 인도의 고대 문자들이 종종 발견된다. 타이 끄라비에서 발견된 3세기께의 도구 중에는 인도 남부 타밀 문자로 새긴 금세공 장인의 이름 ‘페룸파단’(Perumpadan)이 확인됐다. 인도의 11세기 문헌에서는 수완나부미에서 가져온 금을 은이나 구리가 섞인 정도에 따라 붉은 금, 백금으로 다르게 분류하여 쓰기도 했다. 금에 대한 집착은 금을 발견하고 순도 높은 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기술 발전을 낳았다. 그 첫째 조건인 ‘금의 발견’이 수완나부미에서 가능했다면 너나없이 동남아로 향하는 배를 띄우지 않았겠는가? 신드바드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금은보화의 유혹 탓이다. 수완나부미는 모험가의 환상을 부채질하기에 충분한 이상향이었다. 금으로 비롯된 동서교류는 동남아가 동서로 ‘열린 지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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