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황에 불꺼진 말레이시아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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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0 12:4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말레이시아 영화관들이 이달 임시휴업에 돌입했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영화관 체인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 동남아 역시 영화관 불황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10일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화관 운영기업들은 이달부터 무기한 휴업에 나선다. 다만 말레이시아 내 상영관 점유율의 55%를 차지하는 골든스크린시네마와 TGV시네마는 이달에만 영업을 중단한다.
말레이시아 영화관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6월 말까지 폐쇄한 바 있다. 7월1일부터 영업을 재개했지만 코로나19로 제작자들이 신작 개봉을 잇달아 미루면서 영화관들의 적자폭은 오히려 커졌다. 코로나19로 관객이 줄고, 신작이 사라지자 다시 관객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나타난 것이다. 골든스크린시네마는 올 상반기 휴업조치로 입장료 손실액이 최대 600만링깃(약 16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올해 스콥프로덕션의 블록버스터 영화 '폴리스 에보3'와 '아방 롱 파딜3' 등이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모두 내년으로 미뤄졌다. 스콥 프로덕션 유소프 하스람 대표는 "두 작품은 1000만링깃(약 28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면서 "좌석 간 거리두기로 관객 수가 70%까지 줄어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일부터 페낭, 페락, 믈라카, 조호 등 지역에 조건부 이동제한령이 선포되면서 영화관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월부터 봉쇄 조치된 쿠알라룸푸르, 슬랑고르, 푸트라자야, 라부안, 사바의 이동제한령도 연장됐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전체 영화관 산업의 올해 손실 규모가 -4억7500만링깃(약 129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영화관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발버둥하고 있다. 온라인 배달을 시작하고 상영관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골든스크린시네마와 TGV 시네마 등 상위 업체는 영화관에서만 판매하던 팝콘과 치킨너겟 등 매점 음식을 배달 서비스앱인 그랩푸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기프티콘, 영화 바우처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관객 유치에 나섰다. 골든스크린시네마는 상영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라이브 이벤트 행사를 마련하고 로비 등을 카페, 공용사무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모힛 바가바 TGV 세일즈마케팅 팀장은 "영화업계는 위기의 원인을 개봉작 연기 소식과 좌석간 거리두기로 보고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영화관이 장기간 버틸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하고, 배급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봉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