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한국 배우자” 동방정책… 4차산업 시대 협력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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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1 13:46
경기도 파주시의 한 하천에는 ‘말레이시아교’(橋)라는 길이 약 60m인 독특한 이름의 다리가 있다. 이 다리는 전후 복구 및 경제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던 1966년 말레이시아가 보내준 원조금으로 지어진 다리다. 1960년 처음 수교를 맺은 양국의 오랜 인연을 보여주는 상징으로도 여겨진다. 말레이시아와의 인연은 다시 ‘다리’로 이어졌다. 1980년대 초 현대건설이 말레이시아 서북부의 페낭섬과 육지를 잇는 14.5㎞의 ‘페낭대교’ 공사를 수주·완공하면서 말레이시아에 관련 기술을 전수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일본의 국가발전 모델을 배우자는 ‘동방정책’을 채택, 1983년부터 2011년까지 3000여명의 말레이시아 공무원과 기술자가 한국에서 연수를 거쳤다.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쌍둥이 빌딩은 삼성물산이 일본 건설회사와 함께 지은 것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건물이다. 또 바다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휴양지 코타키나발루, 조호바루 등에는 2018년 기준 한국 관광객 62만명이 찾았다.
요란하진 않아도 묵묵하게 인연을 이어온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는다. 오랜 기간 제조업, 건설업, 에너지 등 다방면에서 협력관계를 지속해온 양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정책, 한국과 일본을 국가발전 모델로 삼는 말레이시아 동방정책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협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