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텍스 마진 반년새 2배…금호석화 '호실적' 올해로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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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1 10:53
금호석유화학의 '코로나 실적 특수'가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금호석유화학이 글로벌 1위를 점유한 NB라텍스 수요가 계속 급증하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선 금호석유화학이 내년엔 영업이익 '1조원 클럽'도 가입할 수 있다고 본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최근 9년 내 최고치인 6220억원이다. 시장에선 3개월 전만 해도 올해 영업이익을 5800억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3개 분기 연속 깜짝실적이 이어지며 시장 컨센서스는 계속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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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NB라텍스 7만톤 추가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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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2016년부터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BR) 등 범용고무 비중을 줄이고, 수익성이 좋은 'NB라텍스' 비중을 높인 결과다. NB라텍스는 올 초만 해도 회사 영업이익의 20~3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코로나로 위생용 니트릴 장갑 수요가 폭증하며 올 3분기에는 전체 영업이익의 42%를 차지하는 주력사업이 됐다. 생산량도 지난해 연간 58만톤에서 올해 64만톤으로 늘어날 예정으로 세계시장 점유율은 30%에서 35%로 높아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이 기세를 몰아 내년 말까지 7만톤 규모의 NB라텍스 추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면 내년 생산량은 71만톤이 된다. 최근 LG화학과 대만 난텍스(Nantex), 말레이시아 신토모(Synthomer) 등 주요 NB라텍스 업체들이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공급 초과'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현 상황으론 증설을 해도 수요는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각 기업들의 증설 계획에 따르면 글로벌 NB라텍스 생산량은 내년 이후 연간 10% 정도 증가하지만 니트릴 장갑 수요는 매년 2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고무장갑 제조업체 탑글러브(Top Glove)와 하탈레가(Hartalege)도 향후 3~4년간 장갑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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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요 폭등…평균 마진도 2배 증가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내년에는 특히 중국의 NB라텍스 수요 증가분이 40만톤에 달한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위생 관념 변화로 주요 장갑 제조업체들이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유럽의 1인당 장갑 사용량이 100~150개인데 중국의 1인당 장갑 사용량은 6개에 그쳐 폭발적인 수요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 그동안 금호석유화학의 NB라텍스 수출은 대부분 말레이시아였지만 갈수록 중국 업체들의 주문이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이다. 1분기 NB라텍스 평균 마진은 톤당 347달러였지만 현재 735달러로 2배 이상 급등했다.
금호석유화학의 또 다른 깜짝실적 배경인 '페놀유도체' 사업도 심상치 않다. 페놀유도체에는 아세톤, BPA(비스페놀A), 에폭시 등이 포함되는데 손세정제 수요가 급증하며 기초 원료인 아세톤 수익도 한결 좋아졌다. 특히 내년에 아세톤 증설은 1% 수준에 그쳐 아세톤 수급은 계속 탄탄하게 유지될 전망이다.
윤재성 애널리스트는 "NB라텍스 가격 급등이 현실화되고, 범용 고무(SBR)도 가격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내년엔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