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양돈·물고기 양식·광산 납품 사업 추가요

화웨이 “양돈·물고기 양식·광산 납품 사업 추가요

chars 0 1,587
물고기와 돼지, 석탄이 화웨이(華爲)의 새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화웨이가 양어(養魚)와 광업, 양돈업에 진출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와 영국 BBC 등이 최근 보도했다. 주력 사업에서 급격한 시장점유율과 매출 감소를 겪자 이를 벌충하려는 행보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2019년 5월 시작된 대중(對中) 무역 제재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미국과 동맹국의 화웨이 제품 구매가 중단되면서 우선 해외 판로가 막혔다. 곧이어 미국 기술이 쓰인 반도체 수급마저 끊기면서, 스마트폰과 통신장비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세계 1위(20.2%)를 했던 업체가 지난해 4분기엔 세계 6위(8.0%)로 추락했을 정도다. 5G(5세대) 통신장비 시장에서마저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 등에 밀리고 있다.

새로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마저 제재 기조를 강화하며 앞날이 더 캄캄해졌다. 일본 경제지 닛케이(日經)는 “화웨이의 2021년 연간 주문량은 2020년(1억8900만대)의 40% 수준인 700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기에 처한 화웨이가 내놓은 대안이 축·수산업과 광산업 진출이다. 스마트폰과 5G 기술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던 회사가 ‘1차 산업’에서 살길을 찾아나선 것이다.

◇미국 제재에 농업으로 ‘하방’
화웨이의 첫번째 신(新)산업은 축산업이다.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회장과 최고위급 임원들이 직접 뛰어들었다. 화웨이 머신비전(이미지 자동인식) 총괄사장인 돤아이궈(段爱國)는 지난달 “양돈 축사에 화웨이의 5G 기술을 접목, AI(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양돈’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안면 인식 기술을 돼지에게 적용, 개별 돼지의 체중과 몸 상태를 추적하고 이에 맞춰 사료의 양과 종류를 바꾼다. 더 크고 건강한 돼지를 ‘맞춤형’으로 키워내는 기술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양돈 국가다.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이 넘는 5억 두가 중국에서 자란다. 중국 내 중산층이 급증한 1990년대 이후 돼지고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양돈 사업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헝다(恒大)나 완커(萬科) 같은 부동산 개발업체, 징둥(京東)과 알리바바 등 IT(정보기술) 대기업이 2~3년 전부터 양돈 현대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화웨이도 이 ‘돼지고기 붐’에 동참한 것이다.

수산업 진출도 비슷한 이유다. 생활 수준 향상으로 생선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양식장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화웨이는 현재 양식장에 태양광 패널 인버터(전기 변환장치)를 설치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을 햇빛 가림막으로 이용해 물고기를 보호하면서, 전력도 생산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사업이다.

축산과 수산업에 이어 광업에도 뛰어들었다. 산시(山西)성 타이위안(太原)의 석탄 광산에 갖가지 무선 센서와 AI 카메라를 설치해 갱구의 산소 농도와 기계 오작동을 감시해 알려준다. 채굴 현장의 안전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기술이다. 런 회장이 직접 찾아가 ‘광산혁신연구소’를 설치하고, 기술 개발 독려에 나섰다. 런 회장은 “광산은 우리에게 새로운 돌파구”라며 “중국 내 8000개 이상의 광산에서 성공을 거두면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런 회장은 내친김에 이른바 ‘난니완(南泥灣)’ 프로젝트도 천명했다. 난니완은 산시성의 지명으로, 중국 공산당의 ‘혁명 성지’다. 1940년대 중일전쟁 당시 중공 팔로군(八路軍)이 이곳에서 황무지를 개간해 식량을 자급자족하면서 일제(日帝)에 맞섰다고 한다. 당시 정신을 되살려 미국 기술 없이 자급자족을 해보겠다는 게 난니완 프로젝트의 취지다.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런 회장은 “미국 제재를 극복할 수단이 많아지면서 화웨이의 생존에 대한 확신이 더 커졌다”면서 “우린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Comments

반응형 구글광고 등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